이사의 책임 – 업무상 배임죄, 횡령죄 및 손해배상책임

1. ‘회사’에 대한 이사의 손해배상책임 (상법 399조)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이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으면 책임이 면제된다.
정관에서 최근 1년간 보수액의 6배를 한도로 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

이사 책임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과 참여연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회사에 이를 배상해야 한다.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한 경우뿐만 아니라 임무를 게을리한 때에도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일반적인 이사라면 당연히 했어야 할 업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도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한다. 손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항상 책임을 지는 건 아니고 이사의 잘못이 인정돼야 한다.

업무를 직접 집행한 이사 외에도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 또한 동일한 책임이 있다. 이사들은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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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의 책임은 주주 전원의 동의로 면제할 수 있다(상법 400조). 반드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야 할 필요는 없다. 묵시적 개별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또한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통결의로 재무제표의 승인을 한 후 2년 내에 다른 결의가 없으면 회사는 이사와 감사의 책임을 해제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부정행위 책임은 해제되지 않는다(상법 450조).

회사는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최근 1년간 보수액의 6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면제할 수 있다(상법 400조). 손해가 발생해도 연봉의 6배까지로 책임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2.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상법 401조)

이사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이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주가 하락과 같은 간접손해는 이사로부터 배상받을 수 없다
.”

이사가 업무를 잘못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힐 때도 있지만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히기도 한다. 보통 제3자란 주주를 말한다. 이사가 허위사실을 고지하여 이를 믿고 회사에 투자한 경우, 특정 주주는 배제하고 특수관계인에게만 신주를 인수할 기회를 부여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이사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 단순한 과실만으로는 제3자에 대해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이사는 회사에 대해 선관주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지 제3자에 대해 직접 구체적인 의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사의 위법한 행위로 인해 회사가 큰 손해를 입고 주가가 하락한 경우, 주주는 주가 하락분에 대해서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는 회사의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간접손해에 불과하고 이는 회사가 손해를 배상받으면 전보될 수 있는 손해이므로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대법원 2010다77743 판결).

다만 회사 자산을 횡령한 이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부실공시를 하여 회사 주가가 정상 주가보다 높게 형성되었고, 이를 믿고 주식을 취득했다가 회사의 부실이 발표되어 주가가 하락한 경우, 이는 이사가 허위사실을 고지하여 투자한 경우와 유사하게 볼 수 있으므로 이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여지가 있다.

 

3. 업무상 배임죄, 횡령죄 (형법 356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3조)

이사의 위법행위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배임죄로 형사처벌될 위험이 있다.
이득액이 5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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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대표이사라도 처벌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는 이사의 위법행위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해당 이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사가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과는 별도로 검찰에서 수사를 하여 배임죄로 형사기소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재벌들의 지배구조와 연관이 있다. 한국의 재벌기업들은 그 동안 이사회와 주주총회 같은 상법 상의 제도 보다는 총수 개인의 결정에 의해 운영되어온 측면이 크다. 그 결과 회사의 이익보다는 총수 개인의 이익을 위하는 의사결정이 종종 이루어졌다. 이런 행위는 주주총회나 이사회에서 통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총수가 회사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그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검찰과 법원에서 총수 및 그 위법행위에 가담한 이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배임죄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온 경향이 있다.

다만 최근에는 회사의 경영판단 문제를 검찰이나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검찰이나 법원에서 무리한 결정을 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 한국에서 재벌을 판단하는 기준 및 재벌 순위에 대해서는 이 글 참조

▶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이 글 참조

특히 이사의 배임죄, 횡령죄는 업무상 배임죄, 횡령죄로 가중처벌된다. 횡령죄는 부동산, 현금 등과 같이 회사의 구체적인 재산을 가져간 경우에 성립한다. 배임죄는 이사의 임무 위배로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경우에 성립한다. 이득액이 5억 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더 엄격히 처벌된다.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이 병과될 수 있다.

이득액

감경

기본

가중

1억 원 미만

~ 10월

4월 ~ 1년 4월

10월 ~ 2년 6월

1억 원 ~ 5억 원

6월 ~ 2년

1년 ~ 3년

2년 ~ 5년

5억 원 ~ 50억 원

1년 6월 ~ 3년

2년 ~ 5년

3년 ~ 6년

50억 원 ~ 300억 원

2년 6월 ~ 5년

4년 ~ 7년

5년 ~ 8년

300억 원 ~

4년 ~ 7년

5년 ~ 8년

7년 ~ 11년

주의할 점은 1인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고 대표이사도 겸하는 1인 회사라고 하더라도, 대표이사가 회사의 자산을 임의로 사용하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점이다. “100% 내 회사인데 무슨 소리냐?” 하고 반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교적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외국과 달리 한국 법원은 회사와 주주를 엄격히 분리하므로 이런 경우에도 배임죄 성립을 인정하는 게 일관된 입장이다.

인정 사례 (1) 재무구조가 열악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의 자산으로 거액의 기부를 하여 회사가 채무상환이 곤란해진 경우

업무상 배임죄. 과도한 기부는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 대표이사가 1인 주주라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10도9871 판결).

인정 사례 (2) 종업원의 자사주 매입을 돕기 위해 회사의 자금을 지원한 경우

경영권 유지에 목적이 있다면 업무상 배임죄. 종업원지주제도 하에서 종업원의 자사주 매입을 돕기 위해 회사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 자체는 위법하지 아니함. 다만, 그 자금 지원의 주된 목적이 종업원의 재산 형성을 통한 복리증진보다는 안정주주를 확보함으로써 대표이사의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데 있다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행위가 성립(대법원 99도1141 판결).

부정 사례 (1) 금융기관의 임원이 대출한도를 초과하여 대출한 경우

대출채권 회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았다면 업무상 배임죄 무죄. 대출한도 제한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바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함. 대출채권 회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업무상 배임죄 성립(대법원 2006도4876 판결).

부정 사례 (2) 직무발명에 대한 특허출원을 회사의 허락 없이 자신의 명의로 한 경우

양도 규정이 없어 이사에게 권리가 있다면 무죄. 이사가 회사의 허락이 없이 직무발명을 임의로 자기 명의로 특허출원했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직무발명에 관한 양도 규정이 없어 원래 권리가 이사에게 있는 것이라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함(대법원 2010도12834 판결).

에버랜드 BW 저가 발행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이 글 참조

 

4. 업무집행관여자의 책임 (상법 401조의 2)

이사가 아니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이사에게 지시한 사람은 책임을 진다.”

 

이사의 책임 업무집행관여자

과거 한국에서는 법률상 이사(등기이사)가 아니면서 사실상 회사 경영에 결정적인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사로서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면서 그룹 오너라는 지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여 대표이사와 이사로부터 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이다. 대표이사와 이사는 법률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권리를 가지지만, 실제로는 그룹 오너의 지시를 받는 직원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법적 권한과 의무를 부담하는 이사들이 책임을 지고 그룹 오너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렇게 되니 회사의 이익보다는 그룹 오너 개인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실제 지시를 하는 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상법 개정으로 업무집행관여자의 책임이 도입되었다.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 집행을 지시하거나, 이사가 아니면서 회장 등의 명칭을 사용하여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자에게 이사와 동일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인정된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 등기이사도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은데 업무집행관여자에게 책임을 묻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결제라인에 이름을 남기는 것도 아니며 구두로 지시를 한다면 업무 집행에 관여를 했다는 증거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회사 경영이 투명해짐에 따라 실제 업무를 하는 자가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5. 대표소송 (상법 403조)

회사가 청구하지 않는 경우 주주가 대신하여 이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있다.”

이사의 책임 대표소송

이사의 위법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입은 경우 회사는 이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문제는 회사의 업무 집행은 이사가 한다는 것이다. 업무 집행에 관여하지 않은 다른 이사나 감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실제로 이사회에서 같이 일해오던 사람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상법은 주주가 직접 회사를 대표하여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두었다. 이를 ‘대표소송’이라고 한다. 1% 이상의 주식을 가진 주주만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남소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여러 명이 합하여 1% 이상이 되더라도 상관없다. 상장회사의 경우는 요건을 완화하여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0.01%의 주식만 보유하고 있으면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사의 위법행위 당시에는 주주가 아니더라도 소송 제기 당시에 주주이면 충분하다. 이 점이 미국과 다르다. 소 제기 후 보유 주식이 1% 미만으로 감소하더라도 제소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먼저 회사에 서면으로 제소를 요청한 후, 회사가 제소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주주가 직접 법원을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자주 활용되고 있지 않다. 외국에서는 승소 가능성이 낮더라도 소수주주가 무리하게 소송을 제기하여 경영진을 괴롭힌 후 화해를 유도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한국에서도 정보가 공개되고 법적 절차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일반화됨에 따라 향후에는 대표소송 제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의 다중대표소송에 대해서는 이 글 참조